저번 소담님 리퀘에서 쓴 편지 형식이 마음에 들어서 써 봅니다. 아델의 My Same이라는 노래는 자기 베스트 프렌드에 대해 쓴 노래라는데, 절친과 자기가 정말 많이 다르면서도 잘 어울린다는 내용이 벜스에 어울려서 한 번 소재로 삼아 봤습니다.
버키에게
최근에 들어 나는 옛날 생각을 자주 하고 있어. 아마 너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 때문일지도 몰라. 아니, 사실 맞아. 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옛날 일들을 적고 있는 거니까. 나중에 네가 나를 만났을 때, 이 편지들을 보고 네가 누구인지 기억했으면 좋겠어.
오늘은 브루클린에 비가 왔었어. 억수같이 쏟아지는 통에 행인들은 뛰기에 바빴지만 나는 오히려 천천히 걸었지. 감기 걸릴 일이 없기도 하고, 비 내리는 브루클린이 반가웠거든. 그 덕분에 뛰어가던 사람들과 몇 번 부딪히기는 했지만.
사람들 눈초리가 신경 쓰일 때는 간간히 길거리에 늘어선 가게의 천막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어. 그러다가 어떤 노래가 들리더라고. 처음 듣는 순간 귀에 확 꽂혔어. 요즘 노래들처럼 시끄럽지 않고 잔잔한 것도 한 몫 했지만, 무엇보다 가사가 마음에 들었거든. 브루클린의 오래된 건물 벽에 기대어서 나는 내 베스트 프렌드와는 다른 점이 많지만 그래도 잘 어울린다는 내용이 꼭 어릴 적 우리 둘을 말하는 것 같았어.
그래서 나는 그 가게 안에 들어가서 노래 제목을 물었지. 아델이란 가수인데, My Same이라는 노래라더군. 마침맞게도 CD 가게더라.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그 CD를 사서 집으로 가지고 왔지.
노래를 듣기 전에, 그 가수에 대해서 찾아보니까 영국인이라고 하더라고. 영국 하니까 페기가 생각나. 내가 나중에 페기 얘기도 해 줄게. 네가 그녀를 처음 만났었을 때, 너는 그녀에게 작업을 걸었었어. 굉장히 옛날 일이지만...
어쨌든 그 CD를 라디오에 넣고, 노래를 틀었지. 와, 그렇게 옛날 기억이 확 몰려올 줄이야.
난 내 아파트가 브루클린의 옛 집처럼 느껴졌어. 그리고 어린 네가 내 옆에 있는 것 같다고 느꼈지.
이런 말 하면 바보 같다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, 네 환상이 나한테 말을 걸었었어.
"이봐 스티비, 또 비가 와서 밖으로 안 나가는 거야? 심심하겠다. 내가 옆에서 놀아줄까?"
그러더니 네가 가끔 나를 웃기려고 추곤 하던 그 괴상한 춤을 추더라. 나는 한참을 웃었어. 아마 이웃집에서 이상하게 생각했을 거야.
그러다 마지막엔 좀 울었어. 처음엔 그냥 눈물을 흘리려다가... 빗소리까지 들리니까 더 울고 싶어지더라고.
왜 울었냐고?
네가 내 옆에 없다는 게 생각이 났거든. 내가 보고 웃고 있는 건 환상에 지나지 않았어.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. 지금은 1930년대고, 너는 아파서 밖으로 못 나가는 나를 위해 춤을 춰 주고 있다고 억지로 생각했어. 그런데 네가 나를 한 번 돌아봤는데, 왠지 모르게 서글픈 표정이더라. 그러고는
"이봐 스티브, 너 왜 그렇게 덩치가 커진 거야?"
라고 하더니, 그냥 사라져 버렸어.
아, 여기까지 쓰니까 더 이상 못 쓰겠어... 그냥 지금 하고 싶은 말은, 네가 정말 보고 싶다는 거야.
그냥 너를 찾아야겠지. 더 이상 마음 아프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야.
만날 때까지, 건강하게 있기를 빌어.
-너의 스티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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